휴긍정의 사소한 만족

미세먼지 넘어로 탈출. 북한산 백운대 등산(우이동 도선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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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힐링 코스 중 하나로.

평일에 해뜨는 시간에 맞추어

소카(SOCAR)를 타고

소카는 1년에 운전을 100번 이상 하지 않는다면 차를 사는 것보다 유리합니다.

(잠시 쉬어가기)

차의 감가상각을 연 200만원으로 보수적으로 잡고 (경차 같은 것이 아닌이상)

유지비와 세차나 기타 신경 쓰이는 부분을 벗어젖히고

다양한 차를 운전하고 남에게 보여주는 것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소카는 사랑입니다.

(클릭 : 소카 편도. 여기 있는 것보다 편도가 많아졌더군요.)

산행을 시작합니다.

역시나 어둑어둑한 해뜨기 전, 7시 전에 오르기 시작해서 7시부터 9시까지 하는 라디오를 들으며 올라갔다 내려올 수 있는 완소코스. 라디오가 끝나면 산행도 끝나는 맞춤형 코스.

생전 듣지 않던 세상 이야기를 라디오로 들으면 귀에 더 쏙쏙 들어오는 코스

아무도 없어 독서실 보다 조용해 라디오의 모든 이야기가 하나씩 귀에 꽂히는 코스

산행의 진짜 목적 중 하나인 딴 생각을 가끔 하고 있을 때면 무아지경이 되어 이것이 힐링이구나 하면서도 누가 얘기하듯이 라디오는 계속 듣고 있는 아주 적당한 뒷산 느낌의 코스

에피소드 하나. 언제나 그랬듯이 새벽에 가면 굳게 닫힌 입산 금지 표지판. 해뜨면 오라는데 날은 벌써 밝은 것을.

오늘도 망설였다가 올라갈까 했지만, 벌써 라디오가 시작하려고 하는 마음에 조급해지기 시작.

그런데 때마침 어떤 스님께서 입산 금지 표지판 옆의 비밀 통로로 산책을 올라가시려는 것.

을 놓칠리가 없기에 1년 365일 이 시간에 이 곳을 오르는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스님 그림자를 밟아...

그렇게 입산을 했는데 돌길이라 그런지 많이 미끄럽더군요. 아침 이슬도 많고.

그래도 나름 겁쟁인지라 누가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달래며

가족들과는 언제 쯤 이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있을지...

슥슥 산짐승은 아닐까 하면 귀여운 강아지들.

딱딱딱 무슨 소리인가 하면 내가 온 줄도 모르고 열심히 부리 손질 중인 딱따구리 아저씨들.

바스락 하고 놀라 이어폰을 빼고 주위를 살피면 내 발자국 소리에 놀란 나를 보고 괜히 아무렇지 않은 척 땀을 훔지죠.

몇 번의 산행 중 구름 층을 통과하는 느낌은 있었으나,

누가 미세먼지 나쁨인데 산에 가느냐는 핀잔을 모르는 전진공대 출신.

오늘 자꾸 이야기가 새는데 아무튼 구름은 통과해본 적이 있으니 이렇게 미세먼지 위로 올라온 것은 처음인듯.

올라와서보니 저 구름인지 미세먼지인지 위는 이렇게 맑은 것을 보면 톰과 제리에서 톰만 따라다니는 비구름처럼 낮게 드리운 미세먼지에 지배된 서울을 구하고 싶은 마음. 아 저기는 강북인 것 같으니 남쪽을 볼까?

역시나 푸르른 이 봄 날씨를 방해하는 나쁜 녀석.

이렇게 규칙을 어기면서 올라오고 이제는 음주금지로 변해버린 산장을 지날 때까지도 한 사람을 못 만나더라도

손에 쇠냄새가 아니 장갑을 끼어도 쇠냄새가 배기 시작할 때 쯤되면 이상하게 한 분은 꼭 내려오시더라.

역시 내가 일찍 깨달아서 그렇지 세상에 내가 최고일리 없지.

나보다 잘하고, 나보다 잘나고, 나보다 빠르고, 나보다 더 많은 사람은 항상 있기 마련이지요.

이렇게 구름 위에 올라 있으니 왠지 내려가기가 싫으네.

아깝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탁트인 시야가 아니라 공중에 부웅 뜬 느낌이 드니 기분도 야릇하고 외로운 신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세상을 마치고 하늘로 올라와 내려다 보는 것 같기도 하고 기분 참 묘하네요.

때마침 내가 아직 이승에 살고 있음을 알게 아들에게서 영상통화가 울려주고,

기자 역할놀이로 과연 언제쯤이면 아이 손을 잡고 이 멋진 광경을 볼 수 있을지 상상을 해보면서 MDC 니-우스 땡땡땡 기자로 마무리하며 상황극에 잔뜩 만족하며 정상과 빠빠이 합니다.

술마신 다음 날 해장으로는 순대국 다음으로 좋은 백운대 등산.

왕복 60km 나 운전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오늘은 파월FM 덕분에 더 즐거운 길이었네요.

팁. 산에 올라갔다 오면 백운대 도선사 코스는 164층을 오른 것과 같다고 인식해주시는 갤럭시 기어 SPORT 님. 

신기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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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백운대] 정상에서 서울을 한눈에. 도선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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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백운대 (from 도선사)

 

정상까지 열심히 가면 1시간으로도 갈 수 있고,

추천받아 애용하는 코스가 되어 버렸지요.

하이킹 하는 느낌의 평탄 코스가 없어도

미친듯이 오르기만 하면 짧은 시간 안에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코스지요.

 

 

자주 가봤지만, 아침에 라디오를 들으면서 자주 가봤지만,

이렇게 날이 좋았던 적이 있었나 싶네요.

 

 

롯데월드타워도 선명하게 보이고요.

 

 

해가 떠올라 눈으로 직접 보는 뷰보다 좋지는 않네요.

 

인천공항 가는 영종대교도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올라갈 때에는 정말 너무 힘들고,

평소에 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그냥 돌아갈까 쉬었다갈까 약한 마음, 인내심의 한계 같은 것을 느끼다가도

 

막상 이렇게 올라오면 그렇게 좋고 행복할 수가 없지요.

 

인생이 다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거저 얻어지는건 절대 없고,

시련이 있으면 반드시 행복도 찾아오고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되며,

 

포기 없이 노력하면 어떤 성과든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인 것 같네요.

정말 불가능하지 않다면, 간간히 일어나는 갈등은 더 행복하기 위한

일종의 양념이 될 수 있으니

중심을 잘 잡고 큰 그림을 그리는 오늘이 되어야 겠네요.

 

즐거운 하루, 따뜻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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