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긍정의 사소한 만족

[쿠웨이트 산책] 마리나 워크(Marina Walk) '이해'

여행/쿠웨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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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A WALK (Salmiya)

끝에서 끝까지 하면 약 8km 에 달하는 산책로.

바다를 끼고 조깅하기도 좋고,

중간중간 음식점과 명소들도 거쳐가는터라 반대로 관광삼아 혹은 맛집 찾으러 갔다가 산책을 즐기는 것도 좋겠네요. 한쪽 끝에는 마리나 몰(Marina Mall)이 연결되어 있고요.

동쪽이자 남쪽 끝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굽이굽이 재밌게 펼쳐진 길이 걷는, 뛰는 재미를 주고요. 나무들이 뻗어 있어 약간은 시원한 느낌도 주네요. Scientific Center 근처라서 체험용 조형물들도 있어서 눈길을 끕니다.

바다를 보면. 뭐 맨날 바다를 보지만, 이렇게 가꿔진 곳에서 바다를 보면.

초점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를 정도로 탁 트인 시야에 몸과 마음이 상쾌해지고,

계속 바라보고 있으면 포세이돈 신이 부르셔서 빨려 들어갈 것만 같기도 하고요.

여기저기 붙어있는 스트레스, 근육 뭉침, 피곤함을 있는 것 없는 것 털어내고 짜내서 다 내려놓고 오고 싶은 마음도 들고요.

괜히 바다 비린내가 나더라도 크게 심호흡을 한 번 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한강을 끼고도 많이 달려봤지만, 바다내음과 함께 하는 조깅도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역시 트레드밀과 씨름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한바탕 힘든 발걸음이라도 끌고 나와 여러 사람들과 연결된 느낌으로 함께 달리고 관찰하고 날씨도 즐기면서 리프레쉬 하는 것은 뭔가 살아있다는 느낌. 엄마 아빠 보여주려고 그린 그림을 자랑하고픈 아이의 마음 같다고 해야 할까요? 힘들어도 부딪히는 것. 항상 중요하다고 깨닫고 후회도 자주 하는 것 중 하나이죠.

Scientific Center 근처에는 이렇게 옛날 어업(?)으로 살아가던 쿠웨이트의 예전 모습을 재현해 놓은 느낌의 배도 보이고요. 도크를 열면 당장이라도 출항 할 분위기 입니다.

아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해온 일, 오래된 내 물건, 오래된 인간관계, 심지어 가족들까지도. 당연히 오래되었으니 아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하지만 당연함이 모든 것이 되어 버리게 되면, 나도 변하고 대상도 변하는 흐름을 읽지 못하고 인지하지 못했던 거리가 생기면서 어느새 아는 척만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모르게 되었음에도 알았던 모습만을 기억해내면서 그 알았던 모습에 대한 기대치에 벗어나면서 싫어하는 것이 되어 버리는 경우도 있지요. 안다는 것은 자랑거리가 아닌 것 같습니다. 알면 알수록 더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이렇게 떨어져보고, 입장을 바꾸어 생각을 해보고, 나 자신을 더 많이 돌이켜보고 조금이라도 부족하거나 잘못한 점은 없었는지 따져보고서야 알게 되었다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정말 늦었겠지만, 그래도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이해하면서 살아보아야 하겠습니다. 어느 책에도 나왔듯이 알기만 하지말고, 관찰해서, 이런 저런 모습들을 머리 속에 넣고, 나름대로 해석을 해보면서 그것을 기반으로 대화를 나누고 서로에게 피드백을 주고 받으면 정말 아름답게 이해하는 사이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양방향 통신이 된다면 더욱 좋겠지만,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본인이라도 항상 이해하려고 노력해야겠습니다. 지난주의 저와 이번주의 저도 컨디션과 생각이 다른데 어찌 내 오래된 것들을 예전에 알던대로 그대로일 수 있을까요. 보고 또 보고 이해하고 또 이해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노력만큼만 알던 것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더 즐겁고 행복하고 든든해질 것 같네요.

 

더 더워지기 전에 새벽 산책이 간절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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