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걸음 또 제자리
이거 아닌가?급격하게 컨디션이 안 좋아진 이번 주.
북두칠성같이 돋아버린 뾰루지는 자꾸 귀찮게 손이 가게 되었고,
별것도 아닌 일에 쉽게 흥분해서 괜히 밤에 잠이 들고 아침에 일어날 때까지 생각이 나게 만들고,
주변 사람들의 아름다운 모습만 봐야 하는데 단점만 보이고, 지적하고 싶고 나만 억울한 것 같고...
이제 잠시 휴식이 필요한 시간인 것 같다.
아침마다 하는 다짐은 채 2시간도 못 가고 제자리로 제자리로 오뚜기처럼 돌아와버리고, 한 달 정도 꽤나 열심히 살았던 것 같은 보람과 격려는 몸이 반응하는 것을 보니 역시 힘겨운 한걸음이었나보다.
시간을 지우기 위해 시간이 흘러가는 지루함을 조금이라도 덜 느끼기 위해 억지로 중독되어 버린 MLB 도 사람을 더 지치게 만드는 것 같기도 하다. 정말 좋아하기는 하지만 빠져드는 것은 역시 항상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예측할 수 없음이 큰 매력임에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싫어지는 예민한 심리상태로 분석된다.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보다.
봄을 느끼기도 전에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기 시작한다. 이런 볕도 적응이 된 것을 보면 또 찾아올 여름이 그렇게 두렵지만은 않다고 말하지만, 정말 그 지옥같은 여름은 또 이런 식의 슬럼프를 여러 번 겪어야 지나가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더 무섭다.
(출처 : 무한도전 30대 박명수)
나이가 들수록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고, 새로운 것들도 제멋대로 해석하여 결국에 제자리에 있는 것으로 승화, 변형시키는 힘이 생기는 것 같다. 아주 발전적이지 못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기 위해 냉탕 온탕을 왔다갔다 하는 용기와 시간이 아까워지는 느낌이다. 나이든다는 것이 이렇게 부끄러움을 감추는 일인줄 정말 몰랐다. 젊어져볼까? 용기를 내어볼까? 한걸음 정말 내딛어볼까?
(출처 : 고백부부)
그렇게 인정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뭐든 제자리로 돌아오는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이 옳은 일인지... 잊혀진다. 모든 것이 추억이 될 것이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렇게 억울하기만 했던 20대 초반도 잘 버텼으니.
하지만 어찌어찌 이렇게 만들어진 이 곳에서, 주변은 그렇게 흘려보낸 채 나만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이 정말 잘하는 짓인지. 참으로 한번씩 멘탈이 무너지는 경험이 싫다. 선뜻 한걸음 내딛고 싶지만, 도깨비가 한가지 소원이 생겼던 것처럼, 또 용수철처럼 제자리가 편하다고 탄성과 관성의 무서움을 깨닫는다.
그렇다 다른 경험도 있었다. 뭔지 모르고 막 쌓아가다보면 나중에 큰 재산이 되어 있었던 것처럼 또 막 쌓아보자. 내가 옮길 수 없는 쪽으로 한걸음 내딛지 못하는 아쉬움에 산만해지지말고,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그럼 뭐 인생에 잔잔하게 도움은 되겠지.
자꾸 아니라고 하지만, 또 하루 마음을 다스려본다. 심호흡을 6번 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말 잘 통하는 사람들과 한바탕 만나 수다를 떨고 살아가는 얘기를 하면 쉽게 내려갈 체기인데 좋은 소화제에 손을 뻗지 못하고 이렇게 뭘 먹었길래 체했는지 괜한 다른 탓을 찾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하지만 불쌍하다.
맛있을 집밥을 기다리며 조금만 더 참자. 더 좋은 친구가 되리라는 다짐도 잊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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