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긍정의 사소한 만족

2019년 부동산 폭풍이냐 또 한번의 조정이냐 (feat. 갭투자 아니고 甲투자)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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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이렇게 집을 주식 사듯이 사고 팔고 할 수 있었을까요.

시장경제 논리에서 옳고 그름은 중요하지 않고, 과거와 미래 역시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금 바로 이순간을 위한 올바른 선택인지가 중요하겠지요.

한 10년 쯤 전부터 전세가격이 매매가에 가까이 치고 올라오기 시작하고,

금리는 내려가기 시작해 투자할 곳은 없고,

주식이나 펀드는 이제 더 이상 나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하고,

대출은 쉬워지고 이자는 내려가고,

부동산 거래 자체도 어려운 숙제가 아닌 눈에 보이는 익숙한 루틴이 되기 시작하면서

갭투자가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는 벼락부자들이 집을 몇 채씩 가지고 있다가 (싸게 분양을 받았던 1970~1980년대) 오르면서 팔고 이익을 챙기고 또 몇 채를 더 가지고 있는 그런 큰 놀이가 아니라,

신용 대출은 물론 담보대출까지 기본으로 깔리면서 집값도 오르고 전세값도 더 오르니 마치 돈을 벌고 있는 것 같은, 돌려막기가 쉬워지니 은행에 투자하는 것보다 수익실현은 되지 못하더라도 집값이 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적 안정감은 계속 유지할 수 있었던 그 갭투자 말입니다.

분위기가 형성되고, 너도 나도 집 한 채 깔고 앉아 있는 것은 바보고, 3프로 미만의 담보대출이 이렇게 쉬운데 대출 받아서 전세끼고 오피스텔이든 작은 집이든 하나 손에 넣어놓고 월세라도 받으면 그게 훨씬 낫다는 아주 쉬운 공식이 성립이 되면서 너도 나도 즉 간단한 수요곡선에 따라 집을 소유하고 거주하는 수요가 아닌 집을 주식처럼 사고 팔고 보유만 하는 그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따라 올라갔던 것 같습니다. (투자라고 나쁜 시선으로 비난하기는 어렵습니다. 구조가 특이할 뿐이지요.)

이 특이하고 이상한 구조. (보수적이고 집 한 채 없는 본인의 마음 속에서는 정말 이상한 구조이죠.) 곧 무너질 것 같던 이 구조는 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도 돌려막기가 가능하고, 여러 채 가지고 있어도 어떤 손해도 없는 이 당당한 투자로 계속 이어져 왔고 아직도 철옹성처럼 그 세력들이 집값을 떠받들어 폭풍과도 같던 2018년 여름의 집값 상승을 이어왔습니다.

하지만 이 상황이 분명 영원할리는 없죠. 이 쪽에서 떼어 저 쪽으로 붙이는 무한 반복의 점토 놀이에 불과한 것은 분명합니다. 어쩌다 그런 타이밍 속에서 매도를 이루어 내고 대출금을 갚아낸 사람들은 분명한 승자이지요. 하지만 그 집을 매수한 사람은 또 그 굴레에 들어가고 제로 섬 게임임에는 분명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수많은 미수금 속에서 시장이 운영되는 주식시장처럼, 그 시장에 돈을 붓는 사람은 계속해서 생겨나기 마련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대출과 전세라는 특이한 구조로 지탱해 온 이 상황이 하나라도 무너지면 정말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인구는 감소하고

주택은 여전히 공급이 되고 있고

분양가는 오르고...

리먼 사태 이전 미국처럼 이 강력한 부동산 놀이의 무게를 지탱하고 있는 것은 분명 전세라는 특이한 구조. 그리고 전세값이 어느정도 비싸주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전세가 흔들리기 시작한다면...

집값이 내려가기 시작한다는 전조가 보이기 시작한다면...

당연히 내 돈 주고 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손에 넣은 실현된 이익이 전혀 없고 그냥 집값이라는 숫자에 불과했던 예상되던 이익을 가정하고 다른 투자로 이어졌기 때문에, 절대 손절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은행에 대출이자를 낼 수 있다면 말이죠.

그런데 큰 덩어리였고, 절대 빠지지 않을 것 같았던 큰 버팀목이었던 전세가격이 빠지기 시작한다면. 그것이 악순환 고리의 시작이 된다면.

상상을 해봅니다.

제가 6억짜리 집이 있어서 3억을 담보대출 받아서 3억 전세이고 4억 매매였던 집을 3채 더 샀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그 집들이 호가 기준 5억을 상회하면서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지요. 이 때 매도를 했다면 문제가 없을터인데.

내 손에 들어온 돈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돈은 번 것 같은데, 갑자기 전세 재계약 할 때가 되었는데, 임차인이 다른 곳으로 분양을 받아 나간다고 보증금을 빼달라고 합니다. 당연히 부동산에 연락을 하고 전세를 구해달라고 합니다. 전세 3억 5천이라고 불러볼까? 왜냐하면 집값이 올랐으니 전세값도 올라야지. 하지만 찾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렇게 거품처럼 키워온 주택 보급률에 실제로 정말 많은 수요가 갭투자자들이었던 것이지요. 집값이 올라가니 당연히 공급을 늘려 가격을 안정시키고 싶었겠죠. 그리고 다양한 정책들로 저렴한 조건에 분양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많이 생겼고, 분양가 밑으로 집값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확신에 분양율이 계속 유지되어 왔었고요. (물론 그 분양수요 안에도 분양만 받고 전세들이는 수요들도 많습니다.)

그렇게 전세 살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빠져나갑니다. 집을 사서 들어가기 시작하지요. 그리고는 그 전세 살던 자리를 채우는 사람들이 줄어듭니다. 원래 수요는 매매만 있었지 전세는 공급이 넘쳤던 것이지요. 분양을 하고 나도 전세 살러 들어오는 사람이 많지 실제 살러 들어오는 사람은 언제나 적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실제 집이 있으면서 전세를 사는 사람도 많았던 것이지요. 그렇게 부동산 가격 잡으려 늘렸던 공급, 그리고 비싼 분양가로 늘렸던 공급이 독이 되기 시작합니다. 전세 수요들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디딤돌이 빠지는 모양새가 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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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와 3억 5천을 불렀지만 찾는 사람이 없습니다. 어라 이상하다? 기존 임차인은 계약금, 중도금 형식으로 빼줄 수는 없는지 문의를 합니다. 나는 당연히 돈이 없고, 담보대출을 3억이나 받은 사람이라 돈이 있을리가 없죠. 그런데 두둥. 3억에도 전세 살겠다는 사람이 없습니다. 보증금을 빼주어야 하는 날이 가까워 오고 이전 임차인도 중도금/잔금을 치러야 해서 독촉을 하고 불안감을 호소하기 시작합니다.

나라에서 도와주어야 결론이 나게 되지요. 하지만 그 부담은 고스란히 저에게 돌아옵니다. 대출이나 마찬가지이지요.

하지만 여전히 나는 잃은게 없고 5억이상의 집을 3채나 가지고 있는 부자같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임차인 들이기가 힘들어지는 상황이 생깁니다. 그처럼 피곤한 상황도 없지요. 그러다가 집값이 이제는 꼭지나 어깨인 것 같으니 한 채 정도는 팔아볼까 합니다. 이런 갭투자들에 의한 공급(매도수요)이 가격을 망가뜨리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출발점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샀을 때보다는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는 상황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불안감은 덜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한 금은 쉽게 메워지지 않습니다. 경기는 죽었고, 돈 벌어서 집을 살 수 없으니 집은 그냥 다른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젊은 사람들이 자리잡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인구도 점점 줄겠지만 10년 이상은 흘러야 영향을 받을 것 같네요. 이건 패스.

결국 제가 의도하는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던 시뮬레이션은 갭투자자 들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 구조에 있다는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네요. 그걸 아니까 이렇게 덤볐겠지요. 하지만 가격이 아닌 수요자체가 없어져버리는 지방에서 일어나기 시작하는 공동화 현상이 어떻게 바람으로 불어올지 모르겠습니다. 먹는 것은 몰라도 사는 것 하나만큼은 복지의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대한민국이기 때문에 그 사람들을 당연히 구제해 줄테고요.

그렇게 대출은 꼬리에 꼬리를 물겠네요.

이렇게 불어난 빚은 회수가 되고 회전이 되어야 할텐데. 어디 하나라도 채무불이행이 생기기 시작하면 그 도미노는 정말 막기 힘들텐데요.

 

행동강령이 필요해보이는 시점입니다.

예대마진으로 버텨오는 은행들의 수익은 여전히 좋을 것이고요. 은행 입장에서는 신용대출이 아닌 담보가 있는 대출이니 크게 건정성에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여차하면 금리를 올려버리면 될테니까요.

가장 억울한 사람은 전세보증금 돌려받지 못하는 사람들이겠네요. 그렇다고 지금 대출받아 내집마련을 하기도 그렇고. 역시 약자가 불리한 세상은 분명해보입니다.

그리고 상속/증여로 나오는 집들이 많아 이 또한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도 됩니다. 상속세 감당이 안되니 급매나 물납이 성행할테고요.

그래도 이런 그림들이 여전히 어디엔가 가려져 숨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미 곪을대로 곪았고 갭투자자들의 당당함과 뭐 어쩌겠어 안되도 손해보고 팔리지는 않겠지. 대출이자 여전히 견딜만해 의 베짱으로 버티고 있는 이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분명히 부실한데 무너질 것 같지 않네요.

집이 없는 사람들은 안정적이고 그나마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이 큰 차이가 있는 곳에 전세대출이라도 받아서 사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대출의 비율을 줄이는 범위 안에서 분양을 받아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집이 있는 사람들은 대출이 많이 있다면 이제는 더이상 눈치보지 말고 수익실현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더 오른다는 것은 정말 지옥을 뜻하게 될테니까요.

작은 반등들은 있겠지만 더 이상의 영화는 없을 것 같은 이 시장. 기득권만 있고 새싹들은 전혀 없는 이 시장. 텅텅 빈 새집들만 늘어나지나 않을지 걱정이 정말 많이 됩니다.

갭투자자들은 불안하다면 손익을 따져서 지금이라도 털고 나오는 것이 심신에 좋아보이지만, 계속 그 상황을 유지해도 어차피 손해는 없으니 굳이 비관적으로 대응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몇 자 적어보니 변수도 많고, 상황에 맞설 대응책도 많은 갭투자자들이 우월한 구조네요.

그래도 이 미수금들은, 정말 종이 조각 같은 이 돈들은 언젠가 큰 부담으로 작용할텐데요. 채무불이행이 생겨 나라가 구제하다가 나라마다 위험해지는 그런 안 좋은 악순환이 또 있지는 말아야 할텐데요.

 

개인의 이익보다 전체적으로 우울한 그런 상상들이 두렵습니다.

 

그리고 집 없는 입장에서 예전같은 집 한채의 든든함과 집이 주는 감가가 아닌 승가 법칙의 짜릿함은 더 이상 없을 것 같아 우울하기만 하네요.

 

그냥 즐기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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